[리크치아] 예언_4
디머는 천천히 입을 열어 일전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공주님 안정시키려고 같이 봉인되기 전에 세론스랑 너가 구성한 유격대가 녹색평원에서 가스츠리이아 군의 진격을 멈추는 대승을 거뒀지.”
그런 일이 있었던가... 왜인지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진다. 조금 아득해진다.
“잠깐 공세가 늦춰지고 지금의 헤이든 신산 쪽으로 가서 봉인되고 가스츠리이아 군이 다시 진군하기 시작했어. 리크치아 군은 평야지역에서 지속적인 소모전을 버릴 요량이었지만 작전 대부분은 실패했어.”
흠...
“말로 하는 것 보다 보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 지금의 너가 이걸 받아 드릴지 모르겠지만 흠...”
응?
“지금의 나라는 건 무슨 의미야?”
늙은 도룡뇽은 잠깐 갸웃 하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너 봉인 전에 무슨 일이 있던 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
전혀 나지 않는다.
“기억 보관 장치 같은 마법구를 만지기 전까지는 세론스 밖에 생각이 안 났어”
디머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너가 마나 운영이 안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는데, 그 일의 부작용 인가 보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내 멍청한 표정을 본 디머가 머리를 쥐어뜯는 퍼포먼스를 보이다가 마음을 다 잡은 듯 자세를 바로 하고 날 바라봤다.
“뚫어지겠다.”
“내말 오해하지 말고 잘 들어. 넌 너가 뭐라고 생각해?”
... 뭐냐 이건 또
“뭐?”
“너가 누군지 알긴 해?”
“철학을... 뭘 따지려는 거냐? 이 상황에서?”
“지금 너가 원하는 욕구가 뭐야?”
“공주님 찾기?”
“다른 건?”
“세론스 보고 싶다. 널 때리고 싶다. 이정도? 돌려 말하지 말고 좀 빨리 말해”
답답하다. 한 대 치고 싶다.
“넌 검은 바위의 정령이 실체화 됐는데 약간 어둠의 힘이 깃들였고 생각보다 오래 살고 어린 용 정도는 손가락 한번 튕기는 걸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마족이야, 믿겨짐?”
내가?
“응??”
“설마 스스로 사람으로 생각하거나 뭐 그런 거야?”
사람보다 우위에 있는 생명체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사람과 같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난 뭐지?
“응???”
“자아를 찾는 여행이라도 해야 하나... 아, 너 때문에 답답해진다. 아니 거꾸로 생각해보면 지난 너한테 당한 걸 값아 줄 수 있는 기회인가?”
“뭐래 비만 도마뱀이.. 크엌”
디머가 날 때렸다. 아프다 많이. 어어... 다리가 풀렸다. 땅이 솟아 오른...
어?! 침대 위다. 아까전의 동굴이 아니다. 어떤 건물의 해가 막 져가는 풍경이 보이는 생각보다 높아 보이는 위치다. 아늑하다. 폭신한 느낌. 매우 오랜만이다.
이 이불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이불에서 나는 이 향기 이상하게 그립다.
이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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